알트코인 고유의 리스크가 둘 더 있습니다. 하나는 상장폐지입니다. 거래소는 유동성 부족, 팀의 연락 두절, 법적 문제 등을 이유로 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2021년에 거래소들이 심사를 강화하면서 여러 코인을 한꺼번에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정리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가격 이전에 유동성이 사라집니다.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는 상태, 그것이 소형 코인의 진짜 끝입니다. 다른 하나는 보관 리스크입니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코인이 아니라 거래소에 대한 채권만 남습니다. 이 주제, 그리고 개인 지갑 보관의 기술은 시리즈 4권 『비트코인의 기본기』에서 깊게 다루므로 여기서는 원칙만 남깁니다. 거래소 계정은 지갑이 아니라 맡김이라는 사실입니다.
유동성은 평시에도 문제가 됩니다. 호가가 얇은 소형 코인에서는 파는 행위 자체가 가격을 무너뜨립니다. 예컨대 1,000원에 팔리기를 기대하고 시장가 매도를 눌렀는데 매수 호가가 얇으면, 체결 평균가는 950원, 900원으로 미끄러집니다. 화면의 가격과 내 손에 쥐는 가격이 다른 이 미끄러짐(슬리피지)은 물량이 클수록, 시장이 급할수록 커집니다. 소형 코인의 수익률은 팔아서 현금이 되기 전까지는 화면 위의 숫자일 뿐이라는 것을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마지막 안전벨트는 기록입니다. 매수 전에 진입 이유와 함께 "어떤 일이 벌어지면 내 시나리오가 틀린 것인가"를 한 줄로 적어 둡니다. 손절의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시나리오의 붕괴입니다. 이유를 적지 않고 산 코인은 팔 이유도 찾지 못한 채, 희망이 판단을 대신하게 됩니다.